호주 워홀 +82~86 때려침/차이나타운시네마/82년생김지영/나이트누들마켓
#1 월요일
토요일인가 일요일인가 사장님한테 한 주 전체 스케줄을 알려줬으면 좋겠고, 월요일 오전에 일 못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월요일에 쉬라고 하면서, 월요일에 스케쥴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래, 알겠다.
월요일에 오전 10시 30분에 면접 겸 트라이얼이었다. 2시간이면 끝나겠지 싶었다.
사장님이 안 그래도 갑자기 12시까지 출근하라고 해서, 1시까지 가겠다고 했다.
카페에 도착해서 매니저랑 면접을 잘 진행했다. 지금 일하는 애가 그만두고 당장에 수요일부터 내가 혼자 일해야 한다고 했다. 응? 너무 급하게 사람 구하는 거 아냐? ;; 그래서 내가 일을 빨리 배워야 한다고 했다.
아 뭐, 나도 최선을 다할 거긴 한데, 근데 너무 사람 푸시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낯선 이름의 메뉴가 몇 개 있긴 했지만, 금방 익힐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까지 일하는 거라 시간대도 좋은 것 같다.
떠나기 전에 페이를 물어봤더니, 아까 얘기해줬었는데 까먹었냐고 하면서 알려주는데 너무 적었다.
그전에 일했던 카페보다 1불이 더 적었다. 당황스러웠다. 일단 피자 가게로 얼른 이동했다.
1시가 다 돼서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도착해서 사장이랑 눈 마주쳤는데 눈알을 뽑아버리고 싶었다.
아, 왜 이렇게 싫지... 하...
사장이 나보고 내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풀타임으로 일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갑자기 얘기하기 있기야?
내일 룸메 언니랑 영화보기로 했었는데...
안 된다고 내일 약속 있다고 했더니, 지도 안 된단다 내가 일을 해야 한단다. 그러면 더 빨리 말했어야지!!!!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아 진짜 어이없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다.
열 받아서 표정이 굳어졌다. 그렇게 일하다가 오늘 면접보고 온 카페 매니저에게 문자를 남겼다.
일 못할 것 같다고. 그랬더니 전화가 왔다. 뭐 때문이냐고. 내가 기대한 것보다 시급이 적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얼마를 기대했었냐고 묻길래 대답해줬다. 그랬더니 자기가 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얼마다 라고 알려줬다.
지난번에 일했던 카페랑 같은 금액을 얘기하길래 한다고 할까 하다가, 사장 눈치가 좀 보여서 미안하다고 하고 끊었다.
사장이 나한테 bad language라고 하면서, 오늘 내가 늦었고 거기다가 전화까지 하고 지적을 했다.
아 그냥 다 짜증 난다. 그만둬야지 그냥. 사장이 없을 때 얼른 오늘 면접 본 카페 매니저에게 문자를 남겼다.
미안한데, 나 너네랑 일하고 싶다고 나 이런 사람 아닌데 원하면 다 얘기하겠다. 그렇게 문자를 보냈다.
왜냐면 내가 생각해도 이런 거 싫으니까.. 말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
답장이 늦다. 아 역시, 기분이 나빴나. 다행히 한참 뒤에 답장이 왔다.
알겠다고 내일 7시 30분까지 오라고, 그리고 얘기하자고. 다행이다.
일 끝나갈 즈음에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흔쾌히 가라고 한다. 아, 예.
수요일에 지난주 일했던 페이를 받으러 오라고 한다. 아, 또 봐야 하는 거야? 징하네.
같이 일하다가 잘린 한국인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랑 같이 저녁 먹기로 했었다. 얘기하면서 썰을 풀어야겠다.
언니랑 타이베이 뭐시기에 가서 중국음식을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그리고 소화시킬 겸 걷다가 페더레이션 스퀘어 근처에 사람이 많길래 가봤더니,
나이트 누들 마켓을 하고 있었다. 저녁시간이라 사람이 많았다. 밥을 먹고 온 터라 또 사 먹기가 좀 그랬다.
다음번에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떠났다.
#2 화요일
오전 7시 30분까지 새로 일할 카페로 갔더니, 웬 한국인이 2명이 더 있다.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내가 어제 일 못하겠다고 거절한 후에, 다른 한국인 지원자들에게 트라이얼을 오라고 연락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다시 번복하고 나서 오지 말라고 할 수가 없어서 내버려 둔 모양이다..
근데 그건 그렇다고 하는 데 왜 같은 시간대에 부른 거지? 한 명 한 명 따로 볼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건가? 그러니까 왜 그렇게 급하게 사람을 구하는 거지?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 가기는 하지만, 뭐, 내가 뭐라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다행인지 뭔지 남자 지원자는 상황 파악하더니 자기는 가겠다고 얘기하고 떠났다.
나랑 다른 여자애 둘이서 일을 배우고 했는데, 뭔가 기분이 묘했다. 미안하기도 했다.
나는 이미 내정자? 인 셈이라.. 조금 미안했다. 다행인지 뭔지 그 여자애는 카페일을 해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그냥 경험한다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도와주고 싶었다.
카페에서 일할 때 주로 하게 되는 업무나 그런 거를 얘기해줬다.
10시 30분까지 거의 3시간을 일했을 때, 매니저가 왔고 그 친구는 매니저랑 얘기하고 떠났다.
나도 매니저랑 어제 일에 관해서 얘기를 하게 되었다.
사장님이 나한테 보냈던 문자도 보여줬다. 이런 일이 있어서 그만두고 싶었고 마음이 힘들었고 등등 얘기했더니 이해해줬다.
그리고 1시까지 조금 더 일을 배우고, 1시부터 포스기 찍어서 주문받는 걸 연습했다.
언니가 기다릴 텐데.. 언제 끝날지라도 미리 얘기해줘야 하는데, 틈이 없네.
1시 30분이 넘어서야 겨우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2시가 돼서 끝났다. 끝나자마자 언니에게 연락했다.
마막에 가기로 했다. 다행히 지금 내가 일하는 이 곳에서 멀지 않았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언니가 맛있는 걸로 골라서 주문을 해줬는데, 진짜 맛있었다. 무엇보다 디저트가 진짜 맛있었다.
맛있는 점심인 듯 저녁인 듯 음식을 먹고 차이나타운 시네마로 이동했다.
소화시킬 겸 걸어서 갔다. 시네마에 도착했는데, 아마 상영관은 하나인 듯했다.
차이나타운 시네마에서는 매주 화요일 영화를 할인해준다. 12.5불에 약간의 북킹 비를 내면 됐다.
좌석은 자유 좌석이라 들어가서 앉고 싶은 곳에 앉으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적당히 뒤로 가서 앉았는데......... 좌석이 이상해. 망가져서 뒤로 이상하게 젖혀지고 소리도 났다.
다른 데로 옮기자니 괜찮은 자리에 이미 사람들이 앉은 터라 옮길 곳이 없었다.
'82년생 김지영'을 상영한다고 해서 언니랑 와서 본 거였는데, 나는 생각보다 좋았다.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고, 책을 최근에 본 터라 큰 기대는 안 했었는데, 먹먹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런데 영화 보는 내내 엉덩이가 너무 아팠다. 의자가 너무 불편했다. 언니도 자꾸 자세를 바꾸시는 것 같았다.
끝나고 나서 얘기했는데, 힘들었다고 하셨다. 나도 ㅠㅠ 진짜 너무 불편했다. 두 번 올 곳은 아닌 듯 ㅋㅋㅋㅋ
# 수요일
어제는 트레이닝이었고, 오늘은 어제 트레이닝해줬던 줄리아가 없는 첫날이었다. 정신없었다.
꽤 바빴다. 어제는 분명 한가해서 줄리아가 이것저것 다른 잡일 거리도 주고 했었는데...
내가 어설퍼서 바쁘게 느껴지는 건지 진짜 바쁜 게 맞는 건지 당황스럽기도 했다.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뭐를 먹지도 못했다. 수요일인지라 피자가게 가서 지난 주급을 받아야 해서 거기로 향했다.
힘들어서 두 정거장 거리를 트램 타고 갔다. 베이커리가 있었다. 빵을 사 먹었다. 너무 배고파서 ㅋㅋㅋ
피자가게 가서 돈을 받으려는데 안으로 들어오란다. 아, 정말 너무 싫다.
얼른 받고 빨리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잘 지내냐고 묻는데, 니가 그걸 왜 묻냐고 하고 싶었다.
돈 받고 한 번 세보고 바로 나갔다. 으으 정말 너무 싫어.
집에 갔더니 룸메 언니가 있었다. 언니가 심심한데 쇼핑센터 가자고 해서 나섰다.
인근 지역에 있는 쇼핑센터에 갔는데 꽤 컸다. 거기서 원피스 두 벌 샀다. 할인하길래 바로 겟.
한참을 걷고 구경하다가, 차를 타고 한인마트에 갔다. 마트에서 장보고 한인 정육점에 가서 고기도 샀다.
그리고 치킨을 먹으러 가미치킨에 갔다. 맛있었다.
실내에 자리가 없어서 밖에서 먹었는데, 조금 추웠지만 맛있었다.
역시 치킨은 바로 먹어야 해. 예전에 재키 생일 때 먹은 건 조금 냄새가 났는데...
사실 이번 것도 약간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내가 예민한 건지... 아무튼... 그랬다.
# 목요일
어제 치킨이 매웠나? 아니면 너무 많이 먹었나? 오늘 아침에 화장실을 세 번이나 갔다 ; 출근 전에 집에서 두 번 가고, 출근하자마자 한 번 또 갔다.. ㅋㅋㅋㅋㅋㅋㅋ 난리도 아니네..
오늘도 꽤나 바빴다. 화요일만 안 바빴던 건가... ㅋㅋㅋㅋㅋ 내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건가..
그래도 오늘은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었다. 램 로티를 먹었다. 꽤 맛있네, 좋다.
일 끝나고 집에 가서 저녁을 조금이라도 덜 먹기 위해 미리 요거트를 먹었다 ㅋㅋㅋㅋㅋ
저녁에 ㄹㄱ언니를 만나서 같이 영어모임에 가려고 했는데, 날씨가 급 너무 좋아서 가기 싫어졌다.
나이트 누들 마켓에 가서 저녁으로 콜드 누들이랑 오코노미야끼를 샀다. 콜드 누들은 적당히 맵고 적당히 상큼하면서 정말 맛있었다. 오코노미야끼는 기대 이하.. ㅠㅠ 맛은 있는데, 야채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1도 안 느껴졌다.
라이브 음악을 들으면서 음식을 먹고 맥주도 먹었다. 좋았다. 평화롭고 기분 좋았다.
# 금요일
오늘 아침에 출근했더니 스테판만 있고 휘가 안 보였다. 응? 무슨 상황이지? 스테판에게 물었더니, 휘는 늦는다고 했다. 그렇구나, 생각하고 열심히 움직였다. 세 명이서 있다가 한 명이 없으니까 빈자리가 크다. 엄청 바쁘다. 그 와중에 스테판은 진짜 날아다녔다. 그래도 능숙한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뒷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울리길래 보니 매니저 탄이었다. 탄 전화를 받자 하는 말이, 문을 닫으라고 한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휘가 늦으니까 휘가 올 때까지 가게문을 닫으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스테판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이 상황을 잘 해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문을 닫지 않고 둘이서 열심히 노력했다. 최대한 손님들에게 누가 가지 않도록 노력했다.
뒤이어 휘가 왔고, 마침 커피 주문이 연달아 들어왔던 터라 오자마자 커피를 만들었다.
스테판이 전화를 안 받자 휘도 나한테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문자도 남겨놨네. 문 닫으라고.. ㅋㅋㅋㅋㅋ
큰 일은 없었어서 다행인데, 좀 위험한 것 같기도 하다. 손님 중에 티는 안 냈지만 평소보다 오래 기다려서 싫었던 손님도 있었을지도 모르는 거고... 음.. 뭐 아무튼 잘 해결된 것 같긴 하다.
중간에 정신이 없던 터라 뭔가 입맛도 없고 해서, 글루텐프리 브라우니를 먹었는데............ 존맛. 와 진짜 맛있네 ㅋㅋㅋㅋㅋ
적당히 부드럽고 적당히 쫀쫀해서 맛있었다 ㅋㅋㅋㅋ 내가 브라우니를 먹겠다고 하니까 스테판 표정이 웃겼는데, 그거만 먹겠다고? 이런 느낌. 응, 나 좀 적응되면 슬슬 더 먹을게 ㅋㅋㅋㅋ
휘가 나중에 퇴근할 때 점심 챙겨가라고 하길래, 나 브라우니 먹었고 10분 쉬었어 괜찮아했더니 그래도 챙겨가라고 한다. 뭐 나야 좋지!
퇴근하면서 뭘 챙길까 하다가 그냥 머핀 하나 챙기려고 했더니, 또 스테판 표정이 웃기다 ㅋㅋㅋㅋ
그래서 zatar 절반 남은 게 있길래 그걸 챙기겠다고 했다. 그릴에 노릇노릇 잘 데워서 챙겨 나왔다.
트램 기다리면서 먹었는데 꽤 맛있네. 근데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 것 같았는데, 소스가 원래 그런 건지 맛탱이가 간 건지.. 모르겠다 ㅋㅋㅋ
집 근처 도착해서 도서관에 들려서 예약한 책을 찾았다. 아 근데 마틸다를 잘못 예약했네 ; 다시 예약해야겠다.
저녁에 룸메 언니랑 며칠 전에 한인 정육점에서 산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진짜 맛있다. 김치가 환상적이얔ㅋㅋ
김치 구워 먹는데 너무 맛있다 ㅋㅋㅋㅋ
열심히 먹고,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먹을까 하던 찰나 언니가 나가서 젤라또 먹자고 해서 나갈 준비를 했다.
무료 트램 존에서 내려서 피츠로이까지 20분 정도 걸었다.
피츠로이에 있는 젤라토가게에 갔는데, 와, 진짜 맛있었다. 인생맛집이야.. ㅋㅋㅋㅋㅋㅋㅋ
정작 젤라또 사진을 안 찍었네. Mango, Passionfruit, Chocomint 세 가지 맛을 먹었는데, 다 맛있었다.
초코민트는 그런 강한 치약 맛이 아니었고 적당히 민트맛이 나서 맛있었다.
열심히 젤라토를 먹고 또 열심히 걸어서 Naked Satan에 갔다. 루프탑 바인데, 위에 자리가 없어서 그냥 시티에 가서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전망만 구경하고 내려왔다.
시티까지 또 열심히 걸었다. 그리고 한 루프탑 바에 갔다. 맥주를 한 잔씩 사서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리고 언니가 아는 덤플링 가게에 갔는데, 언니가 가던 지점은 아니고 다른 지점이었다.
언니가 찾는 메뉴가 하나 없었다. 맛은 평타 치는 정도? 원래 먹던 맛에 비해 맛이 없다고 한다.
다음에 제대로 된 곳에 가서 다시 먹어봐야지!